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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앞 공사 중

글쓴이 : 한미연합감… 날짜 : 2018-02-02 (금) 22:11 조회 : 70


       교회 North Carefree Circle 길이 공사 중이다. 수년 전부터 겨울이 되면Powers Blvd.에서부터 내려오는North Carefree 길은 종종 때아닌 물바다가 되곤 했다. 추위가 찾아오면 상수도관이 터져 물이 솟구쳐 오르곤 했다. 새벽기도회를 나오다 보면 늘 공사중 이란 표시와 함께 추위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물줄기를 잡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을 보곤 했다. 혹시 이미 물줄기를 잡았어도 그 흔적으로 홍수를 이룬 물구덩이는 차가운 겨울 새벽 느낌을 더욱 오싹하게 만들곤 했다. 한두해도 아니고 매년 반복되는 상수도관 파손의 모습을 보면서 왜 근본적인 수리를 하지 않는가 의아해 하기도 했다. 심지어 어느 해에는 겨울이 지나가면서 수차례 같은 현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드디어 시에서 결심을 한 모양이다. 많은 민원도 있었을 것이다. 예산이 부족하여 그동안 손을 못 대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 큰 공사가 시작되었다. 아마도 예산도 확보되었고, 근본을 고쳐야겠다는 결심도 선 모양이다. 참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겨울이 그리 춥지 않다는 사실이다. 추우면 또 터지고 긴급 처방을 해야 할텐데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상수도관 파손의 징조가 없다. 그런 가운데 대 공사가 시작되었다. 도로의 한쪽2차선이 완전히 봉쇄되었다. 가뜩이나 차량의 통행량이 많아지고 있어 불편했는데 한쪽 2차선이 모두 막히니 정체가 심하다. 임시1차선 도로를 이용하려니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큰 상수도 파이프들이 보이고 포크레인도 보인다. 상수도관 교체 작업이 열심히 진행되고 있는 듯 하다. 교회로 공사 기간을 알리는 엽서가 날아들었다. 5월까지 공사가 계속된단다. 엽서를 보자 마자 처음 든 생각은 "아니 무슨 공사를 이리 오래해" 였다. 특히 상수도관 교체 공사인데 이리 오래하면 주민들과 우리 모두가 얼마나 불편을 겪어야 할지가 걱정되었다. 수도물은 단수되지 않도록 잘 처리하겠지만 관을 교체하면서 불순물들과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기에 긴장이 된다. 길이 막히니 교회 주변 주민들이 우리교회 주차장을 우회의 통로로 삼아 다닌다. 물론 길이 막혀 돌아가기가 불편하니 우리교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이해는 된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주차장을 질주하는 차량들도 종종 있어 우리 교회 식구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교회 앞길 이름은 참 좋은 이름이다. Carefree! 걱정과 근심이 없는 길이다. 그 위에 우리교회가 위치해 있다. 그런데 걱정과 근심이 생긴 것이다. 5월까지 겪어야 할 불편함이 걱정거리다. 물론 5월이면 끝날 공사이지만 그 동안은 참 불편할 것이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시간을 참는 이유는 앞으로 좋아질 미래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앞으로 겨울에 상수도관이 터질 염려도 사라질 것이요, 더이상 시시 때때로'공사중'이라는 표지판을 세워놓고 터진 상수도관을 고치려고 추위속에서 차가운 물과 싸우는 일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에 만들어질 물 웅덩이도 사라질 것이요, 잠시의 불편함이 앞으로의Carefree를 만들 것이기 대문이다. 공사 중이라 불편하지만 미래가 확실하니 불편을 참아 견디고 이길 수 있다.

 

       우리의 신앙 생활도 이와 같지 않을까? 우선 영원한 평안과 안식이 있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확신은 지금의 신앙생활로 인한 불편함을 견디고 이기게 하는 힘이다. 세상의 쾌락과 안락함으로부터 공사중인 도로처럼 스스로 자기를 부인하고 절제하고 인내하고 강을 거스러 올라가는 것 같은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힘은 공사가 끝날때의 소망 때문이다. 지금은 우리가 고장난 상수도관처럼 이곳 저곳이 터지고 고쳐야할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소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공사를 하면 새로운 피조물로서 새로워질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우리는 오래 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상수도관처럼 연약하고 부족하다. 말이 새어 터지고, 행실이 금이가 깨어지고, 솟아 오르는 물줄기처럼 감정이 폭발하고, 구덩이를 이룬 고인 물처럼 삶에서 흘러나온 죄악의 물이 고여 있는 사람들이다. 인생에 추위가 닥치면 그런 현상들은 더욱 심해진다. 나 자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데 남이 무슨 말이냐며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모습을 갖는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정말로 손댈 곳이 많은 인생들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손대기 시작하시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의 영혼의 근본을 만져주시고, 우리의 굳어진 마음을 녹여 주시고, 우리의 상한 곳을 갈아주시며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닿기 시작하면 인생의 스토리는 달라진다. 하지만 하나님이 손대셔서 우리의 존재가 바뀌기까지 우리는 불편함 속에 살아야 한다. 때론 옛 자아와 새 자아 사이의 갈등도 있다. 편안한 삶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앙의 삶으로 가기가 얼마나 불편한지 모른다. 하나님이 우리를 고치시고 새롭게 하시는 공사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 앞 공사 중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불편도 잠시! 5월이 되면 교회 앞은 다시금Carefree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우리에 대한 공사를 끝내시는 날 우리는 Carefree 인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