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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 추위

글쓴이 : 한미연합감… 날짜 : 2018-02-24 (토) 06:57 조회 : 97

       겨울이 끝나가는 2월의 끝자락에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눈도 제법 내린다. 기상청의 위풍이 쑥쓰러울 정도로 예측이 맞지 않는다. 새벽에 교회로 달려올 때마다 예측하기 힘든 도로 사정을 만난다. 일어나자 마자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누군가는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평소에 내리지 않던 눈이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만 시작하면 이상하게 내린다. 교회로 가는 길을 그렇게 방해하고 싶은 모양이다. 주님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흔들어댄다. 결심을 굳게 했건만 눈을 보고 자신감을 사라지게 만든다. 기온도 겨울이 아직 남아있음을 확인해 주듯이 몹시 춥다. 새벽의 공기는 우리의 몸을 겸손하고 초라하게 만든다. 아부라도 하듯이 손을 비벼대고 외투를 찾게 만든다. 아직도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눈이 없는 겨울을 보냈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참 편했다. 겨울답지 않은 따스한 날씨는 몸을 움츠리지 않아도 되게 해 주었다. 눈이 거의 없는 겨울이었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아서 좋았고 차가 녹는 눈 때문에 더러워지지 않아서 참 좋았다. 도로 사정도 늘 좋았기 때문에 늘 긴장하지 않고 다닐 수 있었다.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주는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겨울이 되면 몇 번이고 각 학교들이 문을 닫거나 2시간 늦게 학교를 시작한다는 공지가 떴다. 하지만 올 겨울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 학생들은 아쉬운 겨울이었으리라. 추위의 겨울 혜택과 눈의 겨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 올 겨울이었다. 이렇게 겨울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겨울 늦 추위가 이번 주에 기승을 부린다. 예측하지 못한 눈도 몇일간 제법 내렸다. 겨울을 그냥 끝내기에는 체면이 있었나보다. 한주간 내내 눈과 추위와 싸울 수 밖에 없었다. 겨울 맛을 톡톡히 보게 하였다.

 

        겨울이 겨울답지 못하면 무엇인가 아쉽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런 것 같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이상하고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면 이상하고 학교가 학교답지 못하면 이상하고 계절이 그 계절답지 못하면 이상하다. 편리했지만 겨울답지 못했던 이번 겨울이 참 이상했다. 불편하지만 겨울을 느끼게 하는 늦 추위가 겨울이 지나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창조의 질서가 숨쉬고 있음을 선포하는 듯하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만드시고 그 코에 하나님의 영을 넣어 만드신 하나님 형상을 닮은 우리네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사는 것이 당연지사 일 텐데 그렇지 못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의 초대를 듣고도 응하지 않거나 못 듣고 있다. 마땅한 모습에서 벗어나 사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그 이상함이 때론 편하다. 춥지 않고 눈 오지 않는 겨울이 편안하고 지내기 좋은 것처럼 하나님의 목적대로 살지 않는 이상한 모습이 때론 편안하고 즐겁다. 편안하고 즐거우니 그냥 그 길을 간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사람다움을 경험하지 못하면서도 세월을 보낸다.

 

       하지만 겨울에 매서운 추위와 많은 눈이 없으면 그 다음 해에 고생을 한다. 따스한 날씨는 지내기에는 편하지만 다음 해에 각종 벌레들이 기승을 부리는 조건이 된다. 봄의 나방과 수많은 해충들이 극성을 부릴 것이다. 눈이 오지 않으면 지내기에는 편하겠지만 다음 해에 물 부족으로 삶에 고통을 받을 것이다. 물 부족 현상은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절수와 단수 등의 문제들을 가져온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늦 추위가 와서 다행이다. 눈도 오고 많이 추워져서 겨울다운 겨울을 지내고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어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야 할 우리들이 자꾸 사람답지 못한 길에 서려고 한다. 편안하고 쾌락이 있는 곳에 발을 디디려 한다. 하지만 그런 삶은 언제나 미래의 후회가 따르기 마련이다.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답지 못하면 반드시 문제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늦 추위가 반갑듯이 우리네 인생도 늦게 나마 본래의 모습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겨울이 겨울의 모습을 찾았듯이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다움을 찾아야 소망의 미래가 열려진다. 그것이 때론 불편할지라도 그 과정을 거쳐야 질서의 삶을 산다. 하나님이 인도하시고 축복하시는 길로 가기 위해 하나님의 사람다움을 늦게나마 이루어가는 축복의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