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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3개

글쓴이 : 한미연합감… 날짜 : 2018-03-10 (토) 02:53 조회 : 60

       성도님들의 가정과 일터를 심방 중이다. 매년 봄에 대심방을 하면서 성도들의 가정과 일터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그 가정과 일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도의 제목을 함께 나누고, 살아온 이야기들, 신앙 생활의 이야기들, 그리고 이루고 싶은 꿈과 비전도 함께 나눈다. 과거의 교회들은 이 심방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고, 믿음의 사람들도 목회자들이 가정과 일터를 찾아 하나님 앞에 제단을 쌓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성전에서의 예배가 가정으로 연장되고, 가정과 일터도 작은 성소로서의 모습을 갖기 바라는 믿음의 모습이 근저에 놓여 있었다.

 

       심방의 근본 신학적 원리는 예수님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를 찾아오셨다. 하늘로부터 이 땅으로 우리를 찾아오셨다. 그리고 스스로 화목제물이 되셔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우리의 죄를 사해주시는 예배의 모범이 되셨다. 예배의 기본 원리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소통이고 이는 모든 예배의 형식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는 찬양을 드리고 경배를 드리고 기도를 드리고 헌금과 헌신을 드린다. 하나님은 말씀의 선포를 통해 우리에게 위로를 주시고 회복을 주시고 세상을 믿음으로 살아갈 힘을 주신다. 그리고 우리를 축복하신다. 우리는 올려드리고 하나님은 부어주신다. 피로 시작하여 재로 끝나는 즉 희생으로 시작하여 우리가 하나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님을 인정하는 고백으로 끝나는 것이 예배다. 진정한 비움 속에 하나님의 영, 성령이 우리를 충만하게 하신다. 우리를 인도하신다. 우리를 녹이시고 빚으시고 새롭게 만드시고 사용하신다. 그것이 예배이고 하나님이 우리를 만나주시고 찾아오시는 모습이다.

 

      심방은 예수님이 하늘에서 이 땅으로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와 만나 주시고 하늘의 비밀을 드러내 주시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신 찾아오심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목회자들도 예수님을 따라 성도님들의 가정을 찾아가고 일터를 찾아가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믿음의 대화를 나눔으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회복과 위로와 능력과 축복을 함께 누리는 것이다. 이런 심방이 이제는 선택이 되어 많은 성도님들이 그냥 지나간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각자의 방법으로 가정에서 믿음의 제단을 잘 세우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축복의 통로인 심방이 종종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하나는 개인주의로 변해버린 문화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진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개인의 이익과 행복이 공동체의 이익과 행복을 앞서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가족주의는 사라지고 혼자 살고 혼자 먹고 혼자 즐기는 홀로의 시대를 살고 있다. 교회라는 신앙 공동체도 믿음의 연합이라는 끈이 약해졌음에 틀림없다. 모두가 무엇인가를 함께 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주일에 예배는 드리지만 나를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구속하지는 마세요 라는 현상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런 현상은 대형교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난다. 교회에서 예배는 드리지만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조용히 가서 조용히 예배드리고 아무도 모르게 집에 와 한주간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젊은이들은 특히 이런 모습을 좋아한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음의 공동체는 묶임 없이는 온전히 설 수 없다. 홀로 족들이 많이 모이고 예배 인원이 많다고 건강한 주님의 몸이 아니다. 사랑의 끈으로 묶여 있어야 한다. 기도의 끈으로 묶여 있어야 한다. 서로를 알고 이해하고 섬기고 축복해야 한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 덕을 세울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이고 이것이 모여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방이 여전히 필요하고 가정과 일터에서의 예배가 계속 필요한 것이다.

 

       한 가정의 심방이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함께 많은 가족이 살던 옛 시절을 떠올리며 한 성도님이 말씀하신다. 그때는 칫솔이 3개 였어요. 칫솔 3개로 아버지도 닦고 엄마도 닦고, 오빠 언니 동생들 다 돌아가며 닦았어요. 그래도 요즘처럼 유난 떨 때 보다도 더 건강하게 자라고 지금도 다 건강하세요.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요즘을 사는 우리가 건강에 신경쓰고 깔끔떠는 것 같지만 더 많이 아프고 더 병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지금의 눈으로 더러운 것 같지만 칫솔 3개로 함께 이를 닦던 시절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이유는 사랑으로 묶여진 삶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좀 구식같은 심방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영혼에 기쁨과 행복을 주는 이유는 주님의 사랑을 가지고 찾아가는 주님의 방문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칫솔3개 같은 친근함이 있는 믿음의 가족이 되는 우리 한미연합감리교회를 마음 속에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