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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부활

글쓴이 : 한미연합감… 날짜 : 2018-03-30 (금) 22:58 조회 : 38

       목회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만난다. 사람들의 성품이나 성격은 워낙 다양해서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종종 만나기도 하고, 사역의 과정에서 계획한대로 사역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도 많지만 하나님께서 그 길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이끄시는 경우도 만난다. 그런데 아무리 대면하고 익숙해지려 해도 늘 낯선 순간이 있다. 바로 죽음이다. 나는 짧은 목회의 기간 중에 100번이 넘는 장례식을 인도했다. 그리고 수십 차례의 임종의 자리를 지켰다. 그만하면 익숙해지기도 할텐데 늘 그 자리는 무겁다. 마지막이라는 순간의 무게가 참 큰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요즈음에는 의료의 힘을 빌어 많은 이들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그래서 때론 소천하시는 분의 영적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아쉽기도 하다. 물론 사고나 갑작스런 질병으로 의식을 잃고 소천하시는 경우도 있다. 혹은 노환으로 약해지셔서 의식 없이 사경을 헤매다가 소천하시는 분도 계시다. 그러나 의식을 잃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이 있다. 특히 수년 전 만해도 그런 경우는 허다했다.

 

       임종을 앞둔 사람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죽음의 공포에 어쩔줄 몰라 하는 사람들과 평화롭게 죽음 앞에 서는 사람들이다. 역사에는 죽음 앞에 의연했던 사람들이 많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신념 때문에 죽음을 겁내지 않고 목숨을 던졌다.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운동가들이 그랬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안중근 의사 같은 신념의 독립운동가! 또한 한국전쟁 때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사람들이 있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 갔지만 그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전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모습! 자기가 모시는 주인을 위해 목숨을 던진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몇 백년 전만 해도 주인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또한 초대교회에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많은 이들이 있다. 믿음을 가지고 타협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조선에 처음 복음이 들어왔을 때도 많았다. 그런 발자취는 양화진 절두산에 가면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런 용감하고 위대한 사람들 말고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어떠한가? 실상 죽음이 본인 앞에 닥쳐올 때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가? 내가 만난 임종의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죽음이 두려워 이를 피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눈을 부릎뜨고 입에 거품을 물고 죽기 싫어 발버둥친다. 하지만 죽음은 누구에게도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결국 험한 모습으로 임종을 맞이한다. 내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신앙생활 오래했다는 권사님도 때론 죽음에 겁을 먹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볼 때다. 그동안 그 안에 무엇을 믿고 있었기에 그런가?

 

       하지만 아름다운 임종도 있다.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소망 가운데 평안하게 임종하시는 경우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런 모습을 뵈면 성령의 따스함을 느낀다. 천사들의 수종을 느낀다. 평안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미국에 와서 19년째다. 그 가운데 또한 많은 임종을 지켰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깊은 감명을 준 임종이 있다. 바로 차귀열 권사님 임종이다. 악성 결핵으로 한족 폐를 잃고, 암으로 또 수술을 했지만 믿음으로 이긴 30여년의 세월. 고통의 세월을 견디고 하나님 부르실 날 미리 예비하며 온전한 정신으로 주님 품에 안기겠다고 진통제도 고사하고 죽음을 기다리시던 모습! 빛나고 높은 보좌의 예수님 뵙기를 고대하며 육신은 괴롭지만 영은 정결하고 고귀하게 주님 뵙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마지막을 보내는 신실함! 찬송 중에 하나님 나라 가시기를 원해 성도님들의 찬송을 들으며 죽음을 준비하던 믿음! 이 모든 것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나는 한 마다로 말하고 싶다. 부활의 소망이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어주신 것을 믿는 믿음! 우리도 천국의 백성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에 변화된 몸으로 신령한 몸을 입고 들림을 받으리라는 소망! 온전한 구원의 확신과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부활신앙이 아니고는 진정한 평안의 임종을 맞이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믿음이다.

 

       부활주일 아침이다. 나는 주님의 부활을 온전히 믿는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온전히 믿는다. 그리고 우리 한미연합감리교회 모든 성도님들도 주님의 부활과 다시 오심을 확실히 믿기를 기원한다. 그런 자들의 죽음 앞에서의 모습은 두렵지 않은 평안의 모습이다. 주님이 부활하시고 제자들을 만나 말씀하신 것처럼! "너희에게 평안이 있을지어다"